KB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반려견 인기순위를 보면 말티즈가 무려 17년간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 말티즈를 키웠을 때 '왜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는지' 직접 체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일반적으로 인기 순위가 높은 강아지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견종마다 성격과 필요한 관리법이 확연히 다르더군요.

17년 부동의 1위, 말티즈와 상위권 견종들
말티즈는 사람들이 흔히 '순하고 얌전한 강아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키워보니 예민한 면도 상당했습니다. 산책할 때 다른 강아지들에게 짖는 경우가 많았고, 낯선 사람에게 경계심을 보이기도 했죠. 하지만 가족에게는 애교가 넘치고 장난기도 많아서 집안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주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말티즈가 이렇게 오랜 기간 사랑받는 이유는 반려견으로서의 특성(Companion Dog Trait) 때문입니다. 여기서 반려견 특성이란 사람과의 교감을 우선시하고, 특별한 작업 본능 없이 오직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개량된 견종의 성향을 의미합니다. 말티즈는 역사적으로 유럽 귀족들의 무릎 강아지였고, 사냥이나 목축 같은 작업견 경력이 전혀 없습니다(출처: 한국애견연맹).
2위는 푸들이 차지했는데, 푸들의 인기 비결은 저알러지 특성(Hypoallergenic Property)에 있습니다. 저알러지 특성이란 털 빠짐이 적고 비듬 발생이 적어 알레르기 반응을 덜 일으키는 견종의 특징을 말합니다. 제 친구 집에서 푸들을 자주 돌봐줬는데, 정말 똑똑해서 간단한 명령어를 금방 배우더군요. 다만 푸들은 원래 독일에서 오리 사냥을 하던 견종이었기 때문에 운동량이 꽤 필요합니다.
3위를 차지한 믹스견의 상승세는 주목할 만합니다. 2018년 6위에서 2025년 3위로 올라섰죠. 특히 디자이너독(Designer Dog)이라 불리는 의도적 교배견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디자이너독이란 순종견 두 종을 의도적으로 교배하여 각 견종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견종을 말합니다. 말티푸(말티즈+푸들)나 폼스키(포메라니안+허스키) 같은 견종들이 대표적이죠.
주요 인기 견종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말티즈: 애교 많고 가족 친화적이나 예민하고 경계심 강함
- 푸들: 지능 높고 털 빠짐 적으나 충분한 운동량 필요
- 믹스견: 유전적 다양성으로 건강하나 성격 예측이 어려움
- 포메라니안: 당당하고 용감하나 작은 몸집 대비 높은 에너지
- 시츄: 온순하고 친화력 좋으나 호흡기 관리 필요
인기 순위와 실제 경험, 그 사이의 간격
일반적으로 인기 순위가 높은 견종이 키우기 쉽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저는 말티즈를 키우면서 털 관리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말티즈는 이중모(Double Coat)가 아닌 단일모(Single Coat) 구조를 가지고 있어 털이 잘 안 빠지지만, 그만큼 엉킴이 심해 매일 빗질이 필요했죠. 여기서 단일모 구조란 보온을 위한 속털 없이 겉털만 있는 털 구조로, 털갈이가 거의 없지만 지속적으로 자라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친구 집 포메라니안을 돌볼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포메라니안은 작고 귀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계심과 영역 의식이 강한 견종입니다. 체고(Withers Height) 대비 높은 에너지 레벨을 보이는데, 체고란 강아지가 네 발로 섰을 때 어깨뼈 가장 높은 지점까지의 높이를 의미하며 견종 분류의 기준이 됩니다. 포메라니안은 체고 20cm 정도의 초소형견이지만 중형견 못지않은 활동성을 보입니다.
믹스견과 유기견 입양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2023년 대비 7~8% 증가했다는 통계는 반려인들의 인식 변화를 보여줍니다(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저도 최근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믹스견 입양을 진지하게 고려하시더군요. 순종견에 대한 맹목적 선호가 줄어들고, 개체의 성격과 건강을 우선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믹스견을 입양할 때는 유전적 건강 검사(Genetic Health Screening)를 권장합니다. 유전적 건강 검사란 부모 견종으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유전 질환을 사전에 확인하는 검사로, 슬개골 탈구, 심장 질환, 안과 질환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 지인은 믹스견을 입양한 후 성견이 되어서야 슬개골 문제를 발견했는데, 사전 검사를 받았다면 예방 관리가 가능했을 거라고 아쉬워했습니다.
솔직히 이 순위를 보면서 제가 느낀 건 '내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강아지'가 진짜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아파트에 사는지, 운동 시간을 충분히 낼 수 있는지, 털 관리에 얼마나 시간을 쏟을 수 있는지가 견종 선택보다 우선입니다. 저는 말티즈를 키우면서 매일 30분씩 털 관리 시간을 확보했는데, 직장생활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거든요.
인기 순위는 참고 자료일 뿐, 정작 중요한 건 내가 그 강아지와 10년 이상을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입니다. 저는 강아지를 키우려는 분들께 최소 3개월은 해당 견종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하면 실제로 키우는 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라고 권합니다. 유튜브나 블로그의 예쁜 모습만 보고 결정하기엔 반려견과의 생활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책임을 요구하니까요.